나전
나전은 진주모패 조각을 옻칠 바탕에 채워 넣는 장식기법입니다. 이 기술은 8세기경 중국에서 전해진 것으로, 나라(奈良) 도다이지 절 쇼소인 보물에서 발견된 나전으로 장식된 보물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후 나전기술은 일본에서도 일반적으로 칠공예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금이나 은을 사용한 마키에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전은 소품이나 일상용품뿐만 아니라, 교토 근교에 있는 뵤도인 호오도의 화려한 천장 장식 등 웅장하고 정교한 건축물에도 폭넓게 사용되었습니다.
‘진주모패(Mother of Pearl)’는 진주를 만들어내는 조개를 말하며, 외투막에서 분비되는 성분이 조개껍데기 안쪽에 아름다운 광택을 가진 진주층을 형성합니다. 이것을 가공한 것을 마더 오브 펄(Mother of Pearl)이라고 합니다. 진주의 색과 품질은 조개 종류에 따라 다르며 나전에는 전복, 진주조개, 야광조개, 앵무조개 등이 많이 사용됩니다. 조개껍데기의 윤곽 무늬와 무지갯빛 광택은 조개마다 다르기 때문에 나전 공정에서는 우선 원하는 디자인에 맞는 조개를 찾는 것이 첫번째 난관입니다.
그 다음 큰 난관은 적합한 진주층 조각을 채취하는 일입니다. 먼저 조개 양면을 숫돌이나 그라인더로 갈아 진주층의 표면을 평평하게 만듭니다. 조개의 크기와 곡률 정도에 따라 잘라낼 수 있는 큰 조각 수가 달라집니다. 진주층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잘라낸 진주층의 두께에 따라 용도가 결정됩니다. 두께가 0.1mm~2mm인 것을 ‘후패’, 그보다 얇은 것을 ‘박패’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조개껍데기를 3~7일 동안 끓인 후 얇은 진주층을 벗겨내어 박패를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연마기를 사용하는데, 오랜 시간 연마하면 마찰열로 인해 조개가 손상되기 때문에 마찰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 중 조개를 물로 식히면서 진행합니다. 후패, 박패 외에도 진주조개의 작은 조각을 분쇄해서 무지갯빛 가루로 만든 ‘미진패’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충분한 양의 진주층을 확보한 후에는 문양의 형태를 잘라내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조각의 두께에 따라 실톱, 정밀 나이프, 펀치 템플릿, 산에칭 등의 도구를 사용해 필요한 형태를 잘라냅니다. 또, 아주 가는 선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반투명 박패 뒷면에 금박을 붙이는 등 추가적으로 장식을 더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잘라낸 조개조각을 칠기에 끼워 넣거나 붙이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런 다음 그 위에 옻칠을 하고 표면을 갈아냅니다. 칠기 장식기법 중 하나인 마키에는 나전과 조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하면 은가루나 금가루로 완성하는 마키에의 색조에 흰색, 분홍색, 파란색 등 나전의 무지갯빛 색상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이시카와현립미술관에는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나전칠기 명품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 1점과 이시카와현 지정 중요문화재 여러 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1999년에 나전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